코스피는 6,909.91로 한 주를 마쳤다. 주간으로는 3.33% 오른 숫자지만, 이 상승분은 전부 월요일 하루(9월 7일, +4.61%)가 만든 것이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나흘은 그 유산을 갉아먹는 과정이었다. 같은 기간 나스닥은 0.94%, 다우는 2.07% 내렸으니 겉으로는 한국만 이긴 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벌어진 일은 AI 서사가 만든 선반영분을 유가 100달러와 미 10년물 4.97%가 차례로 되받아간 것이다. 다음 주는 그 청구서의 결제일 — 미국 FOMC와 일본은행 금정위가 이틀 간격으로 붙어 있다.
분석 범위에 관한 고지. 이번 주 발행한 일일보고서는 9월 7일·9일·10일 세 거래일의 마감을 다뤘다. 9월 8일과 9월 11일(금) 장은 일일보고서로 다루지 못했으므로, 아래 서술에서 해당 두 날은 주간 브리핑 수치와 확인 가능한 원문 보도로 보강했다. 추정으로 메운 부분은 없다.
한 주 돌아보기 — 칠천피를 밟은 건 화요일 장중뿐이었다
| 날짜 | 코스피 | 등락 | 코스닥 | 그날의 원인 |
|---|---|---|---|---|
| 9/7(월) | 6,995.39 | +4.61% (+308.18) | 822.19 (+1.07%) | 9/4 뉴욕이 매긴 값의 지연 정산 |
| 9/8(화) | 6,954.52 | -0.58% (-40.87) | 811.88 (-1.25%) | 장중 7,171.52까지 갔다가 개인 매물벽에 반납 |
| 9/9(수) | 7,051.64 | +1.40% (+97.12) | 830.37 (+2.28%) | 퀄컴·인텔·AMD발 반도체 온기 + 화학 순환매 |
| 9/10(목) | 7,033.92 | -0.25% (-17.72) | 836.92 (+0.79%) | 네 마녀의 날, 외국인 현·선물 4.3조 순매도를 방어 |
| 9/11(금) | 6,909.91 | -1.76% (-124.01) | 820.64 | 전날 밤 미 장기금리·메모리 급락의 갭다운 |
한 주의 형태는 이 표에 다 들어 있다. 월요일의 4.61%는 새로 만들어진 가격이 아니었다. 직전 금요일(9/4) 뉴욕에서 미국 상장 한국 ETF인 EWY가 4.60% 뛰어 있었고, 미국이 노동절로 쉬는 사이 서울이 그 값을 뒤늦게 정산한 것이 월요일이다. 즉 이번 주 코스피 주간 수익률의 전부는 지난주에 이미 매겨진 값의 이월분이었다.
화요일이 이 주의 분기점이었다. 코스피는 7,045.79로 출발해 장중 7,171.52까지 올랐지만, 개인이 3조 533억원을 순매도하며 되밀어 6,954.52로 마감했다(헤럴드경제 9/8). 외국인 6,616억원, 기관 6,495억원 순매수로도 개인 매물을 받아내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오후 들어 사우디 에너지시설 피격으로 유가가 튀고 미 10년물이 4.8%에 올라섰다는 점이 이날 반전의 내용이다. 이번 주에 코스피가 7,000선 위에서 종가를 낸 날은 수요일 하루(7,051.64)뿐이었고, 7,171이라는 고점은 장중에만 존재했다.
금요일의 하락은 시점을 정확히 짚어둘 필요가 있다. 코스피가 124.01포인트 빠진 것은 목요일 밤 뉴욕에서 벌어진 일 때문이지 미국 8월 CPI 때문이 아니다. CPI는 한국시간 금요일 21시 30분, 서울이 문을 닫고 여섯 시간이 지난 뒤에 나왔다. 목요일 밤 미 재무부 30년물 입찰이 부진하게 끝나며 10년물이 4.94%로 뛰었고, 마이크론이 4.9% 밀리고 SK하이닉스 ADR이 198.63달러에서 189.77달러로 되돌려졌으며, EWY는 4.19% 빠져 나스닥 낙폭(0.65%)의 여섯 배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3.51% 낮은 1,073.00에 마감했다. 금요일 서울은 그 갭을 안고 열었고, 코스피200이 결과적으로 1.97% 하락(1,112.13→1,090.22)으로 끝난 것을 보면 예고된 갭의 절반가량은 장중에 메웠다는 계산이 나온다. 잘 버틴 편이지만, 주간 수익률의 방향을 바꾸기엔 늦었다.
| 자산 | 주간 등락률 | 종가 |
|---|---|---|
| 코스피 | +3.33% | 6,909.91 |
| 코스피200 | +3.68% | 1,090.22 |
| 코스닥 | +0.88% | 820.64 |
| 한국 ETF(EWY) | +4.52% | 188.72 |
| 나스닥 | -0.94% | 26,333.04 |
| S&P 500 | -1.17% | 7,656.98 |
| 다우존스 | -2.07% | 52,573.29 |
| 닛케이225 | -1.55% | 64,011.34 |
| 상하이종합 | -1.07% | 3,888.11 |
| VIX | +9.02% | 15.84 |
| WTI 원유 | +9.58% | 100.05 |
| 미 10년물 금리 | +4.47% | 4.97 |
| 달러인덱스 | +0.12% | 99.12 |
| 원/달러 | -0.30% | 1,341.05 |
| 금 | -2.79% | 4,366.20 |
| 비트코인 | -2.44% | 77,183.24 |
지수·매크로 심층 — 유가가 물가를 만들고, 물가가 할인율을 만들었다
이번 주 시장을 관통한 인과는 단순하다. 유가 → 물가 → 장기금리 → 밸류에이션. 각 고리가 이번 주 안에서 순서대로 확인됐다는 점이 특이했다.
첫 고리는 중동이었다. 화요일 사우디 에너지시설 피격으로 시작된 유가 상승은 수요일 미군의 이란 유조선 파괴와 후티의 사우디 도시 타격으로 이어지며 브렌트유를 100달러 위로 밀어올렸고, 목요일에는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하고 바브엘만데브 해협 50km 앞까지 남진하며 브렌트가 105달러를 넘었다. 호르무즈를 피해 홍해로 우회하던 사우디 원유 수출로까지 위협받는 그림이었기 때문에 시장은 이것을 헤드라인이 아니라 공급 구조의 변화로 받아들였다(The National 9/11). WTI는 주간 9.58% 올라 100.05로 마감했다.
두 번째 고리는 금요일 밤 숫자로 확인됐다.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는 헤드라인 전월비 0.4%, 전년비 3.4%였고 근원은 전월비 0.3%, 전년비 2.4%였다. 근원이 시장 예상(0.2%)을 0.1%포인트 웃돈 것이 핵심이지만, 더 중요한 건 내역이다. 휘발유가 한 달 새 3.9% 오르며 전체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만들었고, 에너지 지수는 전년비 16.3%, 휘발유는 27.4% 상승했다(BLS 8월 CPI). 중동에서 벌어진 일이 미국 물가표에 그대로 찍혀 나온 셈이다.
세 번째 고리는 금리다. 미 10년물은 주간 4.47% 올라 4.97로 마감했다. 여기서 이번 주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데이터는 금값이다. 지정학 위기가 이 정도로 고조됐는데 금은 주간 2.79% 내려 4,366.20으로 마감했다. 공포가 아니라 실질금리가 자산을 움직였다는 뜻이다. VIX가 15.84로 주간 9.02% 오르는 데 그친 것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패닉이 아니라 할인율 재계산이었고, 할인율이 오르면 가장 먼저 맞는 건 이익이 미래에 몰려 있는 자산 — 이번 주 낙폭이 메모리와 전력 인프라에 집중된 이유다.
경합하는 해석도 남겨둘 필요가 있다. AI 수요 자체가 꺾였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같은 주의 데이터는 그쪽을 지지하지 않는다. 목요일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두 배 넘게 늘고 수주 잔고도 예상을 웃돌았고(CNBC 9/10), TSMC의 8월 매출은 전년 대비 53% 넘게 늘어 사상 최대였으며, 젠슨 황은 내년 70% 성장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수요 지표는 멀쩡했다. 그래서 이번 조정은 이익 추정 하향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되돌림으로 읽는 편이 근거에 맞는다. 다만 이 해석이 맞더라도 되돌림이 어디서 멈추는지는 금리가 정하므로, 저가 매수의 근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요일 밤 뉴욕이 반등한 것도 이 프레임 안에서 설명된다. 3대 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 끝에 다우 +509.19포인트(+1.0%, 52,573.29), S&P 500 +65.28포인트(+0.9%, 7,656.98), 나스닥 +251.31포인트(+1.0%, 26,333.04)로 마감했다(AP 집계). 근원 CPI가 예상을 웃돌았는데도 오른 이유는 유가가 물러섰기 때문이다. 이란 국영매체가 오만에서 걸프 국가들과 호르무즈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브렌트는 105달러 부근에서, WTI는 100달러 부근에서 상승을 멈췄다(CNBC 9/11). 첫 고리가 느슨해지자 사슬 전체가 느슨해진 것이다. EWY도 182.78에서 188.72로 3.3%가량 되돌렸다. 이 반등은 이미 끝난 금요일 서울 장의 원인이 아니라, 월요일 서울의 출발점이다.
환율은 이번 주 내내 왕복했다. 수요일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엔화 관련 발언으로 달러가 눌리며 원/달러가 1,336.68원까지 내려갔다가, 목요일 금리 급등에 1,349.31원으로 되밀렸고, 주간으로는 0.30% 내린 1,341.05원으로 끝났다. 달러인덱스가 주간 0.12% 오르는 데 그친 걸 감안하면 원화가 특별히 강했다기보다 달러가 방향을 못 잡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외국인 복귀의 전제 조건인 ‘금리 환경’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수급 — 지수는 올랐는데, 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주 가장 불편한 사실은 등락률이 아니라 수급의 구성이다.
수요일 코스피가 1.40% 오를 때 기관은 9,00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1,702억원, 개인은 2조4,971억원을 순매도했다. 결정적인 단서는 파생시장에 있었다. 코스피200 선물이 1.71% 오르는 동안 미결제약정은 3만5,735계약이나 줄었다. 가격은 오르는데 포지션은 청산됐다는 것 — 새로 들어온 매수가 아니라 기존 매도 포지션을 되사는 숏커버가 상승을 만들었다는 신호다.
목요일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와 거래소 섹터지수 변경이 겹친 네 마녀의 날이었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에서 2조4,900억원, 코스피200 선물에서 1조8,700억원을 순매도했고, 지수는 장중 6,900선 아래까지 밀렸다가 개인과 기관의 방어 매수로 0.25% 하락에 그쳤다(한국경제 9/10). 지수를 지킨 주체가 외국인이 아니라 개인과 기관이었다는 사실이 바로 다음 날 부담으로 돌아왔다. 만기 물량을 받아내며 체력을 쓴 자리에 밤사이 충격이 들어왔고, 금요일 갭다운을 메울 대기 매수는 그만큼 얇았다.
더 긴 시계열로 보면 그림은 더 분명하다. 7월 이후 9월 10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7조2,000억원을 순매도했다(헤럴드경제 주간전망).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최근 급락장에서 주식을 처분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지수 반등을 계기로 매도에 나서면서 7000선 부근에서 추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짚었고,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지수가 상승하려면 외국인이 복귀할 수 있는 금리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봤다. 같은 자료다. 이번 주의 7,000선 공방은 위로 뚫을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위에 쌓인 매물을 받아낼 새 돈이 없어서 벌어진 일이다.
주도 테마와 종목 — AI에서 에너지로, 그리고 아직 돌아오지 않은 길
이번 주 자금의 이동 경로는 세 마디로 정리된다.
월요일: AI 밸류체인의 전방위 폭발. 오픈AI가 9월 3일 공개한 GPT-6 아스트라가 촉매였다. 메모리 쪽에서 삼성전자 5.68%, SK하이닉스 8.26%가 오르며 반도체 업종이 6.63% 상승했고, 서사는 곧바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로 번져 전기장비 업종이 6.61%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 10.98%, 한전기술 13.66%, 가온전선 10.61%, 효성중공업 8.53%가 같은 날 나온 숫자다. 다만 코스닥이 1.07% 상승에 그친 데서 보듯 상승은 넓어 보였을 뿐 실제로는 AI 밸류체인 안에서만 넓었다.
수요일: 반도체 안에서 주인이 바뀌고, 밖에서는 유가가 새 주인이 됐다. 화요일 밤 뉴욕에서 퀄컴이 아마존과 최대 600억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 칩·광통신 파트너십을 맺으며 9% 급등했고(블룸버그), 인텔은 서버용 CPU 가격 인상 기대로 9%, AMD는 2030년 AI 칩 시장 전망을 3조달러로 올리며 6% 가까이 올랐다. 반면 엔비디아는 236달러 저항을 뚫지 못하고 2% 내렸다. AI 수요가 꺾인 게 아니라 그 수혜가 엔비디아 밖으로 분산되는 국면이었고, 이것은 특정 가속기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HBM 수요를 뜻하므로 국내 메모리에는 오히려 우호적인 재편이다. 같은 날 국내에서는 유가가 화학 업종을 3.56% 끌어올렸고, 5월 말 고점 대비 반토막 나 있던 롯데케미칼이 하루에 18.29% 튀었다(한국경제). 대미 투자 3,500억달러 중 약 1,200억달러를 원전 8기에 배정하자는 미국 측 제안이 전해지면서 원전·조선도 이틀째 달렸다 — 두산에너빌리티는 일주일 19.71%, 대우건설 19.47%, 현대건설 18.65%가 그 흔적이다(한국경제).
목~금요일: 듀레이션이 긴 자산부터 정리됐다. 금리 충격이 오자 자금은 이익이 지금 나오는 곳으로 옮겨갔다. 정유(에쓰오일·SK이노베이션), 조선(HD현대중공업), 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은 원가 부담 없이 지정학 프리미엄만 받는 자리였고, 반대편에서 대한항공은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전월 14단계에서 21단계로 뛰며(인천발 장거리 편도 기준 한 달 만에 36.6% 인상) 원가 충격을 그대로 맞았다. 별도 축으로는 애플이 1,999달러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를 공개하면서(CNBC 9/10) 삼성디스플레이 판가 상승 수혜주로 파인엠텍·비에이치가 거론됐다(한국경제 9/10). 메모리가 밀리는 날 IT 안에서 자금이 갈라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신규 서사다.
주간 수치로 종목을 다시 보면 이 이야기가 한 줄로 정리된다.
| 종목 | 주간 등락 | 추세 | 무엇을 봐야 하나 |
|---|---|---|---|
| 삼성전자 | +1.6% | 역배열 | 월요일 +5.68%를 대부분 반납. 브리핑 추세 표기가 지난주 ‘혼조’에서 ‘역배열’로 악화됐다 |
| 마이크론 | +1.8% | 정배열 | 미국 메모리는 주간 플러스. 9/30 실적이 이번 사이클의 실물 검증 |
| 엔비디아 | -4.3% | 혼조 | 워치리스트 최대 낙폭. 236달러 저항 실패 + 커스텀 칩 진영 확장 |
| 금호타이어 | +2.6% | 정배열 | 9/10 8.17% 급등분의 상당액을 반납. 개별 공시 없는 부지 가치 테마의 한계 |
| 네이버 | -3.3% | 혼조 | 순환매에서 계속 후순위. 두나무 편입은 12/31로 재연기 상태 |
| LG전자 | -1.0% | 혼조 | 베어로보틱스 프리IPO 재료가 소진. 추세가 ‘정배열’에서 ‘혼조’로 내려왔다 |
삼성전자가 주간 1.6% 상승에 그치면서 추세 표기가 역배열로 내려앉은 것이 이 표에서 가장 무거운 대목이다. 월요일에 5.68% 올랐던 종목이 주간으로 1.6%라면 나머지 나흘 동안 지수보다 더 빠졌다는 뜻이고, 지수 기여도가 가장 큰 종목의 추세가 꺾인 채 FOMC 주간에 들어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넷리스트가 HBM·DDR5 특허로 삼성전자·엔비디아·브로드컴 등을 상대로 개시한 ITC 조사(337-TA-1511)가 11월 심리를 앞두고 있어, 매크로 충격이 올 때 메모리 낙폭을 키우는 국지 리스크가 하나 더 얹혀 있다.
다음 주 전망과 일정 — 이틀 간격으로 붙은 두 중앙은행
증권가가 ‘슈퍼위크’라고 부르는 주다. 일정부터 정리한다.
| 날짜 | 이벤트 | 관전 포인트 |
|---|---|---|
| 9/14(월) |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 개장 | 오후 4~8시 실시간 접속매매. 기존 시간외단일가(4~6시) 폐지 |
| 9/14(월) | 걸프협력회의(GCC)–이란 오만 회동 | 호르무즈 통항 임시 관리 방안 논의. 유가 사슬의 첫 고리 |
| 9/15~16 | 미 FOMC(결정은 현지 16일) | 3.50~3.75% 유지 vs 25bp 인상. 점도표 갱신 + 워시 의장 회견 |
| 9/16 | 미국 8월 소매판매 | 물가가 아니라 수요 쪽 데이터. 인상 명분의 반대편 |
| 9/17~18 |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 인상 전망. 엔 강세 시 캐리 청산 경로가 열린다 |
| 9/18 | 미국 쿼드러플 위칭 | 만기 수급. 국내는 9/10 만기를 이미 치렀다 |
| 9/29 | 미국의 캐나다산 일부 품목 수입금지 발효 | 관세 확전 여부의 실물 지표 |
| 9/30 | 마이크론 회계연도 4분기 실적 | D램 가격 전제와 HBM4 코멘트. AI 서사의 실물 검증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 달에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없다. 다음 회의는 10월 22일이다(한국은행 회의 일정). 국내 금리 재료는 다음 주에 없고, 전부 밖에서 온다는 뜻이다.
FOMC가 이번 주의 전부다. 현재 연방기금금리는 3.50~3.75%이고, 인상이 단행되면 3.75~4.00%가 된다. 확률은 한 주 내내 올라왔다 — 8월 말 워시 의장의 잭슨홀 발언 직후 CME 페드워치 기준 66%(포브스 8/31), 목요일 70% 수준, 그리고 8월 CPI 발표 뒤에는 예측시장 기준 25bp 인상 확률이 79.5%까지 올라섰다(DeFiRate 집계). 시장 컨센서스는 여전히 갈려 있지만 무게중심은 인상 쪽으로 기울었다.
주목할 것은 결정 자체보다 점도표와 회견이다. 인상이 이미 79.5%까지 반영됐다면 인상 그 자체는 재료의 절반만 남은 상태이고, 나머지 절반은 ‘이게 한 번으로 끝인가’라는 질문에 달려 있다. 다올투자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FOMC 전까지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며 금리 부담 시 반도체·하드웨어, 반등 시 은행·보험을 제시했고, NH투자증권 이상준 연구원은 “FOMC 이후에도 금리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범위는 6,400~7,400포인트다(헤럴드경제).
두 번째 변수는 일본은행이다. 9월 17~18일 금정위에서 인상이 나오면 엔이 강해지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경로가 열린다. 2024년 8월 아시아 증시가 한 번 겪어본 시나리오이고, 미 FOMC와 이틀 간격이라 두 결과가 같은 방향으로 겹칠 경우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한국경제). 반대로 연준이 동결하고 일본은행이 인상하면 달러-엔 스프레드가 양쪽에서 좁혀져 신흥아시아에는 오히려 숨통이 트인다.
세 번째는 유가다. 월요일 오만에서 열리는 걸프 국가–이란 회동이 호르무즈 통항의 임시 관리 방안으로 이어지면, 이번 주 사슬의 첫 고리가 풀린다. 유가가 내려오면 물가 기대가 내려오고, 물가 기대가 내려오면 기간프리미엄이 내려온다. 그 경우 이번 주 가장 많이 빠진 자산(메모리·전력 인프라)이 가장 많이 되돌리고, 가장 많이 오른 자산(정유·조선·방산)이 차익 실현 대상이 된다. 다만 회동이 결렬되거나 후티의 남진이 바브엘만데브 봉쇄로 이어지면 사슬은 한 칸 더 조여진다. 이 분기는 FOMC보다 하루 먼저 온다.
시나리오를 셋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 인상 + 매파 점도표. 미 10년물이 5%를 넘고, 듀레이션이 긴 자산부터 다시 맞는다. 코스피는 6,900선 방어가 1차 과제가 되고 NH가 제시한 하단(6,400)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 경로에서는 실적이 지금 나오는 에너지·방산·보험의 상대강도가 이어진다.
- 인상 +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신호. 인상은 이미 반영됐으므로 불확실성 해소로 읽힌다. 금리가 4.9% 아래로 되돌아오면 금요일 밤 뉴욕의 반등이 이어지고, 외국인 순매도(7월 이후 17.2조원)가 멈추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 된다.
- 동결. 근원 CPI 0.3%를 보고도 동결한다면 시장은 연준이 경기 쪽을 더 본다고 해석할 것이다. 단기 안도 랠리가 나오되 물가 신뢰도 문제가 뒤에 남아 장기금리가 잘 안 내려오는, 가장 해석하기 까다로운 경우다.
전략 메모 — 관찰할 것과, 판단을 바꿀 조건
이번 주가 남긴 진단은 하나다. 시장은 AI 서사의 방향을 의심한 게 아니라 그 서사에 매길 할인율을 다시 계산했다. 오라클·TSMC·엔비디아가 내놓은 수요 데이터는 멀쩡했고, 무너진 건 그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분모 쪽이었다. 그래서 이 국면의 해소 조건도 수요 데이터가 아니라 금리에 달려 있다. 다음 주 FOMC가 중요한 이유는 방향을 정해서가 아니라, 분모의 상단을 어디까지 열어둘지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월요일 출발점은 지난 금요일 서울보다는 낫다. EWY가 182.78에서 188.72로 되돌렸고 뉴욕 3대 지수가 1% 안팎 반등했으며 WTI는 100달러 부근에서 상승을 멈췄다. 다만 이건 갭의 되돌림이지 추세의 전환이 아니다. 진짜 확인은 FOMC 이후에 온다.
관찰 목록은 다섯 개면 충분하다.
- 미 10년물 4.97의 위아래. 5%를 넘어 굳으면 이번 주 낙폭이 컸던 자리는 반등이 번번이 막힌다. 4.9% 아래로 되돌아오면 갭 메우기 시도가 유효해진다. 이 한 줄이 나머지 넷의 전제다.
- 외국인 순매수 전환과 미결제약정의 방향. 수요일 상승은 미결제약정 3만5,735계약 감소를 동반한 숏커버였다. 지수가 오르면서 미결제약정이 함께 늘어야 비로소 새 자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격만 보고 판단하면 이번 주 수요일을 또 틀리게 읽는다.
- WTI 100달러와 월요일 오만 회동. 유가가 이 레벨 위에서 굳으면 물가 사슬이 다음 달까지 이어지고, 회동에서 임시 관리 방안이 나오면 사슬의 첫 고리가 풀린다. 정유·조선·방산과 항공·화학·해운은 이 한 뉴스를 반대 방향으로 읽는다.
- 삼성전자의 추세 복원 여부. 주간 +1.6%에 역배열이라는 조합은 시가총액 1위 종목의 체력이 상했다는 신호다. 27만원 회복과 거래대금 동반 증가가 확인되기 전까지, 코스피 7,000선 회복 시나리오는 엔진 하나를 잃은 상태로 계산해야 한다.
- 애프터마켓 첫 주 데이터. 9월 14일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간 거래가 열린다(파이낸셜뉴스). 밤사이 재료가 다음날 시초가 갭으로만 나타나던 구조가 얼마나 완화되는지, 유동성이 어떻게 분산되는지는 첫 주 거래대금으로만 알 수 있다. 이번 주처럼 야간선물이 -3.5%를 예고하는 날이 다시 오면 이 시장의 쓸모가 곧바로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판단을 수정할 조건을 적어둔다. 이 글은 “이번 조정은 이익 훼손이 아니라 할인율 재계산"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 그 전제가 무너지는 지점은 두 곳이다. 하나는 9월 30일 마이크론 실적에서 D램 가격 전제나 HBM4 고객 코멘트가 후퇴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유가가 100달러 위에서 굳은 채 다음 물가 지표까지 에너지 기여도가 유지되는 경우다. 전자가 확인되면 메모리의 문제는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이익이 되고, 후자가 확인되면 이번 한 번의 인상으로 끝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다시 밀린다. 둘 중 어느 것도 다음 주에 확정되지는 않는다. 다음 주에 확정되는 건 분모의 상단뿐이고, 그것만으로도 한 주를 보기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