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노트 2026년 8월 23일

어제 급등했던 종목, 오늘 사면 어떻게 되나 — 30거래일을 직접 세어봤다

전일 크게 오른 종목을 다음 날 아침에 사는 건 흔한 매매다. 어제의 강세가 오늘도 이어질 것 같아서다. 실제로 그런지 궁금해서, 자동매매 봇이 매일 남기는 종목 랭킹 기록 1,231건을 꺼내 다음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세어봤다.

결론부터 적는다. 전일 +20% 넘게 오른 종목 316건을 다음 날 시가에 사서 종가에 판 결과는 평균 -5.79%, 승률 24.7%였다. 같은 기간 그렇지 않은 종목 915건은 -1.18%, 승률 41.7%였다. 이 글은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무엇을 어떻게 셌나

봇이 매 거래일 장 마감 뒤 상위 종목 랭킹을 데이터베이스에 적재한다. 여기에는 그날 등락률과 거래대금, 그리고 다음 날의 시가·고가·저가·종가가 함께 들어 있다. 이걸 그대로 쓰면 “어제 이랬던 종목을 오늘 사면"이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

항목조건
기간2026-07-09 ~ 08-21, 30거래일
표본종목-날짜 유니크 1,231건
매매 가정다음 날 시가 매수 → 같은 날 종가 매도
유동성 필터전일 거래대금 10억 원 이상
가중종목별 등가중 (금액 가중 아님)

수수료와 세금은 넣지 않았다. 넣으면 아래 숫자가 조금씩 더 나빠질 뿐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

뒤에 나오는 개별 종목 일봉은 별도 시세 데이터로 받아, 봇 기록에 들어 있는 등락률·시가 대비 고가·종가 여섯 개 값과 하나씩 대조해 일치를 확인한 것이다.

위아래가 함께 커지는데, 아래가 더 빨리 커진다

먼저 전일 등락률을 구간으로 나눠 다음 날 평균 고가와 저가를 봤다. 시가를 0으로 놓고 그날 어디까지 올랐고 어디까지 내렸는지다.

전일 등락률 구간별로 다음 날 평균 고가와 저가를 비교한 막대그래프. 상승 폭은 5.4%에서 8.3%로 완만하게 커지는 반면 하락 폭은 5.3%에서 11.9%로 두 배 이상 커진다

흔히 하는 오해는 급등주가 “기회가 없다"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 전일 5% 미만 오른 종목의 다음 날 평균 고가가 +5.4%인 데 비해 상한가권(+25% 이상)은 +8.3%로 오히려 더 높다. 장중에 수익을 낼 자리는 분명히 더 많이 준다.

문제는 반대쪽이다. 같은 구간에서 평균 저가는 -5.3%에서 -11.9%로 벌어진다. 위쪽이 1.5배 커지는 동안 아래쪽은 2.3배 커진다. 정리하면 이렇다.

전일 등락표본평균 고가평균 저가위/아래 비율
5% 미만511+5.40%-5.28%1.02
5–10%133+5.53%-6.68%0.83
10–15%126+6.77%-6.06%1.12
15–20%145+7.20%-6.73%1.07
20–25%76+7.64%-7.89%0.97
25% 이상240+8.29%-11.94%0.69

앞선 다섯 구간은 위아래가 대체로 균형을 이룬다. 상한가권 하나만 0.69로 무너진다. 장중에 눈앞을 스쳐 가는 수익은 더 크지만, 그걸 붙잡지 못하고 종가까지 들고 있으면 아래쪽이 더 깊게 판다는 뜻이다.

종가까지 들고 있으면

그래서 실제로 시가에 사서 종가에 팔면 어떻게 되는지가 다음 그림이다.

전일 등락률 구간별 익일 시가 대비 종가 수익률과 승률. 25% 이상 구간은 -6.82%, 승률 23.8%로 가장 나쁘다

25% 이상 구간이 -6.82%에 승률 23.8%로 가장 나쁘다. 넷 중 셋은 손실로 끝난다는 뜻이다. 눈여겨볼 건 20–25% 구간부터 승률이 40%대에서 20%대로 한 단계 내려앉는다는 점이다. 수익률은 구간마다 오르내리지만 승률은 20%를 넘긴 뒤로 계단을 내려간다.

다만 표를 보면 5–10% 구간이 -3.13%로 10–15%(-0.94%)보다 나쁘다. 등락률이 커질수록 나빠진다는 깔끔한 직선은 아니다. 신뢰할 수 있는 건 “20% 위와 아래가 다르다” 정도고, 그 안에서의 순서까지 읽는 건 과한 해석이다.

함정 하나: 거래대금을 안 거르면 결론이 뒤집힌다

여기까지는 전일 거래대금 10억 원 이상만 본 결과다. 이 필터를 빼면 어떻게 되는지가 이 분석에서 가장 크게 속을 뻔한 지점이었다.

거래대금 구간별로 전일 급등 그룹과 나머지 그룹의 익일 수익률을 비교한 막대그래프. 10억 미만 구간에서는 두 그룹 격차가 1.4%p에 불과하지만 10~100억 구간에서는 5.9%p로 벌어진다

거래대금 10억 원 미만 구간에서는 급등 그룹이 -1.33%로, 나머지 그룹(+0.11%)과 격차가 1.4%포인트밖에 안 난다. 반면 10–100억 구간에서는 -7.64% 대 -1.71%로 5.9%포인트까지 벌어진다.

10억 미만 종목들의 평균 거래대금은 약 5억 원이다. 이 정도 규모에서 나오는 시가와 종가의 차이는 호가 스프레드가 만든 숫자에 가깝고, 애초에 시가에 원하는 물량을 실을 수도 없다. 거르지 않고 전부 섞어 보면 진짜 효과가 6분의 1로 희석돼 “별것 아니네"로 읽힌다. 데이터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거래할 수 없는 종목을 거래할 수 있는 종목과 같은 무게로 센 탓이다.

함정 둘: 처음엔 다섯 번 다 맞았다

이 패턴을 처음 발견한 건 7월 중순이었고, 그때는 5거래일 149건이 전부였다. 그 5일은 다섯 번 모두 급등 그룹이 더 나빴다. 예외 없이 일관된 결과라고 적어뒀다.

30거래일로 늘려서 다시 세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29거래일 각각의 급등 그룹 평균 수익률 막대그래프. 대부분 마이너스지만 5일은 플러스로 끝났고 하루 편차가 -15.3%에서 +5.7%까지 넓다

두 그룹을 모두 관측한 29일 중 급등 그룹이 더 나빴던 날은 20일, 29일 중 69%였다. 마이너스로 끝난 날은 24일(83%). 하루 단위로는 -15.3%부터 +5.7%까지 흔들린다. 8월 3일과 4일, 11일처럼 급등 그룹이 오히려 플러스로 끝난 날도 있다.

방향은 그대로 살아남았지만 “항상"은 아니었다. 다섯 번 연속으로 같은 결과가 나올 확률은 방향이 반반이어도 3%쯤 된다. 흔하진 않아도 우연히 일어날 만한 일이고, 실제로 표본을 여섯 배로 늘리자 100%가 69%로 내려앉았다. 처음 다섯 번이 다 맞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할 신호였던 셈이다.

실제로는 이렇게 생겼다

평균과 확률만 늘어놓으면 손에 잡히지 않으니, 표본에서 네 날을 꺼내 봤다. 넷 다 전날 상한가로 마감했고, 다음 날 시가에 샀다면 어떻게 됐는지를 그대로 그렸다. 실패 셋에 성공 하나 — 앞에서 본 승률과 같은 비율로 골랐다.

전일 상한가였던 네 종목의 일봉 차트. 한성기업·좋은사람들·메드팩토는 다음 날 30% 넘게 하락했고 금호건설만 다시 상한가로 마감했다

눈여겨볼 건 셋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실패했다는 점이다.

한성기업(003680) 은 기회를 줬다가 뺏은 쪽이다. 7월 20일 시가 14,900원에서 장중 17,340원까지, 한때 +16.4% 였다. 그리고 그날 하한가인 10,170원으로 끝났다. 차트에서 그 봉의 긴 위꼬리가 사라진 수익이고, 아래로 내려앉은 몸통이 남은 손실이다.

좋은사람들(033340) 은 아예 기회가 없던 쪽이다. 시가 594원에서 고가가 600원, +1.0% 에 그쳤다. 팔 자리를 찾을 새도 없이 371원까지 밀려 -37.5% 로 끝났다. 위꼬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게 그 뜻이다.

메드팩토(235980) 는 그 중간이다. 장중 +7.0%까지 올랐다가 -31.1%로 마감했다. 손절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을 유일한 경우이지만, 그건 사후에나 할 수 있는 말이다.

반례조차 반례가 아니었다

금호건설(002990) 은 넷 중 유일하게 오른 쪽이다. 8월 11일 상한가 뒤 다음 날 다시 상한가, 시가 11,620원에서 14,930원으로 +28.5% 였다. 앞서 일별 그림에서 급등 그룹이 유일하게 크게 플러스였던 날(+5.74%)이 바로 이 8월 11일이다.

그런데 이 종목을 표본 전체에서 다시 찾아보니, 같은 조건이 네 번 있었다.

상한가 마감일다음 날 시가→종가
7월 9일-4.97%
8월 11일+28.49%
8월 12일-9.62%
8월 20일-5.75%

한 번 맞고 세 번 틀렸다. 표본 전체 승률 24.7%와 거의 같은 비율이 한 종목 안에서 그대로 나온 셈이다. 성공 사례로 꺼낸 종목조차 “이 종목은 다르다"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8월 11일과 8월 12일이 연달아 있었다는 사실이다. 11일에 사서 크게 번 사람이 다음 날 같은 판단을 반복하면 -9.6%를 맞는다. 맞은 경험이 다음 판단을 밀어주는 방향이, 하필 손실 쪽이다.

두 결과의 차이를 사후에 설명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매수 시점에 넷을 구분할 방법은 이 데이터 안에 없었다. 앞의 통계가 말하는 것도 딱 거기까지다.

특정 종목을 평가하려고 꺼낸 사례가 아니다. 같은 조건에서 결과가 어디까지 벌어지는지 보여주려고 고른 것이고, 네 회사의 사업이나 가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여기까지는 봇이 본 그대로다. 봇이 읽은 건 등락률과 거래대금 두 숫자뿐이고, 그 종목이 왜 올랐는지는 애초에 입력에 없었다. 그래서 사람 눈으로 다시 찾아봤다. 넷 다 이유가 있었다.

종목상한가 재료성격다음 날
메드팩토항암 후보물질 전임상 결과 발표임상 데이터-31.1%
금호건설대통령의 호남 반도체·군 공항 발언정책 기대+28.5%
한성기업참전용사 후원이 알려진 ‘애국 소비’여론·정서-31.7%
좋은사람들남북경협 테마 (직접 재료는 확인 못 함)테마-37.5%

메드팩토는 넷 중 재료가 가장 단단해 보이는 쪽이었다. 항암 후보물질을 암 백신과 함께 투약해 종양 크기를 백신 단독 대비 크게 줄였다는 전임상 결과 발표였고, 코스닥이 크게 밀린 날에 혼자 상한가로 갔다. 그리고 다음 날 -31.1%로 끝났다. 회사는 주가 급변동에 대해 일부 계좌에 거래가 몰린 일시적 수급 영향이며 사업과 파이프라인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금호건설대통령이 군 공항 조기 이전을 언급하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기대가 붙은 경우다. 임상 데이터 같은 검증 가능한 숫자가 아니라 정책 기대였고, 넷 중 유일하게 다음 날 올랐다.

한성기업25년간 참전용사를 후원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인 매수가 몰린 쪽이다. 제품이 품절되는 이른바 ‘돈쭐’ 현상까지 겹쳐 2주 만에 주가가 세 배가 됐다. 실적이 바뀐 게 아니라 정서가 움직인 자리였고, 다음 날 -31.7%였다.

재료의 질과 결과는 줄이 맞지 않았다

재료를 단단한 순서로 세우면 대체로 이렇게 된다 — 임상 데이터, 정책 기대, 여론, 테마. 그런데 결과는 그 줄을 따라가지 않았다. 가장 검증 가능한 재료(임상 결과)가 -31.1%였고, 가장 해석의 여지가 큰 재료(대통령 발언)가 +28.5%였다.

이건 재료를 보는 게 쓸모없다는 뜻이 아니다. 다음 날 하루의 시가와 종가를 가르는 데는 재료의 질이 답을 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루짜리 창에서 가격을 움직인 건 재료 자체가 아니라 그 재료에 이미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와 있었는가에 가깝고, 그건 상한가라는 사실 안에 이미 다 반영돼 있다.

앞서 본 금호건설의 1승 3패도 같은 이야기다. 8월 11일과 12일의 재료는 같았는데 12일에 사면 -9.6%였다. 재료가 바뀐 게 아니라 재료가 얼마나 소화됐는지가 바뀐 것이다.

그래서 이 실험의 결론은 처음 그대로다. 봇이 뉴스를 못 읽어서 진 게 아니다. 뉴스를 읽었어도 이 네 개를 매수 시점에 줄 세우지는 못했을 것이다.

뒤늦게 확인한 것

7월에 쓴 결론이 이후 데이터에서도 유지되는지가 궁금했다. 7월 16일부터 8월 21일까지는 당시 분석에 쓰이지 않은 구간이다.

구간그룹표본익일 수익률승률
7/09–7/15전일 +20% 이상64-7.69%12.5%
7/09–7/15나머지45-1.61%33.3%
7/16–8/21전일 +20% 이상252-5.31%27.8%
7/16–8/21나머지870-1.16%42.2%

크기는 줄었지만 방향과 격차는 남았다. 처음 발견을 만든 데이터가 아닌 곳에서도 같은 모양이 나온다는 게 이 표의 전부이자, 이 분석에서 그나마 믿을 만한 부분이다.

남은 질문

30거래일로 확인한 건 결국 한 문장이다. 전일 크게 오른 종목은 다음 날 기회를 덜 주는 게 아니라 위험을 더 준다. 장중 고가만 보면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이고, 그래서 손이 가고, 종가까지 들고 있으면 평균적으로 더 잃는다.

여기서 “그럼 손절을 걸면 되지 않나"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런데 일봉 데이터로는 답을 낼 수 없다. 하루 안에서 고가와 저가 중 무엇이 먼저 왔는지 알 수 없어, 손절이 걸렸을지 익절이 걸렸을지가 갈리기 때문이다. 한성기업의 그 봉만 해도 +16.4%를 찍고 내려온 건지 내려갔다 올라온 건지 일봉은 말해 주지 않는다.

답을 내려면 분봉이 필요한데, 지금 쌓여 있는 분봉은 봇이 포지션을 들고 있던 구간만 있다. 알고 싶은 경로가 데이터의 존재 여부를 결정하는 셈이라 지금 데이터로 시뮬레이션하면 답이 아니라 착시가 나온다. 이건 관측 로깅을 몇 주 더 쌓은 뒤에 따로 다루려고 한다.


이 글은 자체 수집한 30거래일치 관측 기록을 정리한 것으로, 특정 종목이나 매매 시점에 대한 권유가 아닙니다. 개별 종목 사례와 인용한 보도는 결과의 폭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며 해당 기업에 대한 평가가 아닙니다. 표본 기간이 짧고 한 시장의 특정 국면만 담고 있어 다른 기간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분석 방법과 데이터 출처는 소개 페이지에, 문의는 연락처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