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봇의 신호는 5분봉이 마감되는 순간 확정된다. 그런데 마감 전 5분 동안에도 같은 계산을 틱마다 돌리면 신호가 켜졌다 꺼졌다 하는 게 보인다. 어떤 봉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라"로 켜져 있고, 어떤 봉은 마감 직전에야 잠깐 켜진다. 오래 켜져 있던 신호가 더 믿을 만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잠깐 켜진 신호는 걸러서 매매 횟수를 줄이고 통행료를 아낄 수 있다.
결론부터. 아니다. 8월 1일부터 23일까지 BTC·ETH 5분봉 11,360건의 매매 신호를 오래 켜진 것과 짧게 켜진 것으로 갈라 다음 봉 성적을 비교하니 차이가 +0.38bp였다. 1bp는 0.01%다. t값 1.2로 우연과 구별되지 않고, 주 단위로 보면 부호가 매주 뒤집혔다. 8월 2일에 이틀치를 보고 “고지속 신호가 확실히 낫다"고 적어 뒀던 숫자는 같은 데이터로 다시 계산되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셌나
| 항목 | 조건 |
|---|---|
| 데이터 | 바이낸스 선물 BTC·ETH 5분봉, 2026-08-01 ~ 08-23, 다섯 전략의 봉 51,962개 |
| 지속률 | 봉 안에서 틱마다 신호를 다시 계산해, 마감 판정과 같은 상태였던 시간 ÷ 관측한 시간 |
| 비교 | “사라/팔아라” 신호 11,360건 중 지속률 0.8 이상(오래 켜짐) 5,368건 vs 0.5 미만(짧게 켜짐) 3,075건 |
| 성적 | 다음 봉 마감까지의 움직임. 신호 방향이 맞으면 양수 |
관측이 봉의 80%에 못 미친 봉은 뺐다. 봇이 잠깐 끊겼던 봉에서는 지속률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신호는 원래 깜빡인다
먼저 부산물 하나. 매매 신호가 난 봉의 85%는 마감 전 5분 동안 판정이 최소 한 번 바뀌었다. 판정이 바뀐 횟수는 평균 5.1회다. “관망"으로 끝난 봉은 1.3회였다. 즉 매매하라고 나온 봉일수록 그 안에서 더 흔들린 봉이다. 봉이 마감돼서 확정된 신호는 마지막 순간의 스냅숏이지, 5분 내내 그랬다는 뜻이 아니다.
이게 지속률을 잴 이유였다. 흔들리다 마지막에 걸린 신호와 내내 켜져 있던 신호가 같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차이는 0.4bp였다
오래 켜진 신호의 다음 봉 성적은 평균 +0.20bp, 짧게 켜진 신호는 -0.18bp였다. 차이 +0.38bp, t값 1.23. 둘 다 0 근처고 차이는 우연 범위 안이다.
앞의 글들에서 이 봇의 데이터는 원시 평균으로 보면 속인다는 걸 배웠다. 전략마다 신호 수가 다르고, 방향 구성이 다르고, 시간대가 다르다. 그래서 늘 하던 대로 한 겹씩 벗겼다.
| 비교 방법 | 차이 | t값 |
|---|---|---|
| 그냥 평균끼리 | +0.38bp | 1.23 |
| 전략과 방향을 맞춰서(10칸) | +0.39bp | 0.46 |
| 같은 종목, 같은 한 시간 안에서만(946칸) | +0.69bp | 0.89 |
벗길수록 줄어드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없었다. 946개 시간대 칸 중 오래 켜진 쪽이 이긴 칸은 51.4%다. 동전이다. 전략과 방향으로 나눈 열 칸을 보면 -4.5bp에서 +4.7bp까지 부호가 제각각이고, 신호가 가장 많은 두 칸(추세 추종 롱·숏)은 +0.9와 +0.4bp다.
주마다 답이 바뀐다
한 주씩 끊어 보면 더 분명하다. 첫 주 -0.47, 둘째 주 +0.77, 셋째 주 -0.43, 넷째 주 +1.18bp. 둘째 주만 보면 t값 2.2로 “찾았다"고 말할 뻔했다. 셋째 주만 보면 반대로 “짧게 켜진 신호가 낫다"고 말했을 것이다.
데이터를 하루씩 쌓으면서 그날까지의 t값을 다시 계산해 봤다. 이틀째에는 -0.8, 아흐레째에는 +1.8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0 근처로 내려온다. 3주 내내 한 번도 2를 넘지 않았다. 아흐레째에 멈췄으면 “거의 찾았다"고 썼을 것이다.
조용한 봉이라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8월 초에는 오래 켜진 신호가 변동이 작은 봉에서 나오니, 두 그룹의 차이가 신호 품질이 아니라 장세 차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3주치로 보면 그 설명도 필요가 없다. 지속률 구간별로 봉이 보통 움직이는 폭의 중앙값이 9.3~9.9bp로 거의 같다. 오래 켜진 신호가 특별히 조용한 봉에서 나오지 않는다. 설명할 차이 자체가 없으니 설명도 필요 없다.
8월 2일의 숫자는 어디로 갔나
8월 2일에 이틀치 데이터로 처음 이 비교를 했을 때는 오래 켜진 신호가 +4.1bp, 짧게 켜진 신호가 -1.8bp로 t값 6.7이라는 강한 결과가 나왔다. 그걸 전략·방향·시간대로 벗겨 t값 1.0까지 내리고 “죽었다"고 적었다. 이번에 같은 이틀치를 같은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니 원시 차이부터 -0.47bp, t값 -0.8이다. 처음 숫자가 나오지 않는다.
그때 계산을 스크립트로 남기지 않았다. 그래서 무엇이 달랐는지 알 수 없다. 특정 장세만 골랐을 수도 있고, 성적을 다른 방식으로 쟀을 수도 있다. 확실한 건 하나다. 그날 “벗겨내기 전"의 숫자는 어차피 남지 않았을 숫자였고, “벗겨낸 뒤"의 결론만 3주치에서도 그대로다.
그래서 어떻게 했나
지속률로 신호를 거르는 기능은 넣지 않았다. 봇은 봉마다 지속률을 계속 기록하고 있지만 판단에는 쓰지 않는다. 이 결과는 “초 단위로 신호를 확인하고 들어가면 낫다"는 다음 아이디어의 전제이기도 했다. 전제가 무너졌으니 그쪽도 보류다.
방법 쪽 교훈은 짧다. 결론을 낸 뒤에도 데이터가 쌓이면 같은 계산을 다시 돌려라. 그리고 그 계산은 반드시 파일로 남겨라. 이틀치의 t값 6.7은 3주치에서 1.2가 됐고, 이틀치 자체도 다시 계산되지 않았다. 남은 건 스크립트가 있는 쪽의 숫자뿐이다.
이 글은 바이낸스 데모 계정의 자체 관측 기록을 정리한 것으로, 특정 자산이나 매매 방식에 대한 권유가 아닙니다. 표본은 3주·11,360건이며 8월 한 달의 장세에 한정됩니다. 분석 방법과 데이터 출처는 소개 페이지에, 문의는 연락처에 있습니다.